영덕 어머나, 이 게 뭐야!

영덕 어머나, 
이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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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어머나, 이 게 뭐야!

니들이 게 맛을 알아?

Intro

영덕대게로:사진제공(김지호)-한국관광공사

'대게 맛있는 대게'라는 말장난도 이제는 너무 식상하다. 소위 먹킷리스트를 작성할 때 빠지지 않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대게가 누구나 먹고 싶어하는 별미라는 것은 당연할 지경이다. 그리고 대게로 가장 유명한 지방은 다름 아닌 경상북도 영덕이다. 그러나 이름값만으로 그 진가를 다 알기는 쉽지 않다. 대게의 고향, 영덕으로 떠나보자.


Part 1, 영덕대게의 모든 것

영덕대게

수라상에 올라간 대게

유독 영덕의 대게를 일품으로 치는 이유가 있을까? 대게가 영덕의 특산물로 소개된 것은 무려 고려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영덕 대게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었다는 뜻. 조선 시대에도 임금의 수라상에 영덕 대게가 자주 올라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특히 영덕에서 타지에서 잡힌 대게의 유통지 역할도 하면서 대게의 고향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영덕대게만의 맛과 향

대게 요리

하얗고 길쭉한 대게살은 따로 양념을 하지 않아도 그 본연의 맛만으로 고소하고 달콤한 감칠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저지방 고단백 음식으로 담백한 느낌도 게 애호가들이 꼽는 게맛의 매력이다.

또한, "소 한 마리는 다 먹어도 흔적이 안 남지만, 대게는 작은 놈 한 마리만 먹어도 숨길 수가 없다."는 옛말이 영덕에 전해져 내려온다. 그만큼 대게를 요리하고 나면 뿜어져 나오는 향이 풍미가 강하다는 뜻이다. 다른 양념과 함께해도 대게의 유니크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 언제 먹어야 할까?
6월부터 11월은 대게 금어(禁漁)기이다. 대게들이 알을 낳는 산란기와 어린 대게들이 자랄 기간을 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금어기가 끝난 11월부터 5월까지가 대게 제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산란기를 준비하면서 살이 차오르는 3월-5월이 가장 맛이 좋다.


Part 2, 어떤 대게가 좋은 대게?

좋은 게를 위한 체크리스트

요리의 절반은 좋은 식재료를 선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특히 신선도가 생명인 수산물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세에 따라 달라지지만 결코 적은 가격은 아닌 대게를 먹을 때면 더욱 신중을 기해야겠다. 그렇다면 좋은 대게의 특징을 알아볼까?

1️⃣ 완장이 있다면 오케이
수족관에 담긴 게의 집게다리에 초록색 또는 붉은 플라스틱 완장이 달려 있다면, 의심하지 않고 골라도 좋다. 이는 '박달대게'로, 영덕 대게 중에서도 최상의 품질로 치는 것이다. 집게에 붙어 있는 표는 수협에서 박달대게로 인증받았다는 뜻이니 안심해도 좋다.

2️⃣ 껍질이 단단해야 건강한 게
게를 수족관에서 꺼냈을 때 다리나 배 쪽을 지그시 눌러보자. 껍질이 단단하다는 것은 이 대게가 그만큼 탈피를 많이 했다는 뜻이고, 그만큼 속이 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에 껍질이 물렁한 물렁게, 또는 '물게'는 육수용으로는 적합하지만, 찜이나 구이로 먹기에는 살이 부족하다.

3️⃣ 껍질에 난낭이 붙어 있어야 한다
작고 검은 콩 같은 것이 붙어 있다면 더럽다고 피하지 말고 집어드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이것은 바다거머리의 알인데, 붙어 있어도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 이런 난낭이 많이 붙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대게의 껍질이 견고하다는 증거이니 오히려 상등품이라는 표시이다.


Part 3, 어떻게 먹어야 맛있을까?

내 마음 속 찜, 대게찜

영덕대게 찜

가장 대중적인 대게 요리이다. 솥이나 찜기에 대게를 통째로 집어넣고 삶아내는 대게찜이야말로 대게를 즐기는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로 양념을 넣지 않아도, 대게살 본연의 맛이 있어 코와 입이 더불어 풍성한 느낌으로 가득 찬다.

집게부터 집게💡
찜통에서 나와 접시에 담겨오는 순간부터 대게를 해체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집게 다리부터 먹는 것을 추천한다. 게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인 만큼 그 안의 살도 단단하고 씹는 맛이 있다. 다른 다리 살이나 몸통의 게살을 먹기 전에 씹는 맛이 있는 집게 다리부터 먹는 것으로 입맛을 돋우자.

고소한 대게구이

찌는 것 말고도 대게구이도 있다. 대게의 몸통과 다리를 넓은 단면이 드러나게 반으로 자른 뒤 채소를 올리고 치즈와 버터를 넣어 굽는 요리이다. '대게 피자'라는 이름을 붙여도 손색이 없는데, 입이 짧아 게맛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즐길 수 있다.

밥도둑, 게딱지밥

게딱지밥

대게찜을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 대게를 다 즐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남은 대게 껍질에 대고 대게 내장을 비벼먹는 게딱지밥은 대게 먹방 코스에서 결코 빠질 수 없다. 게딱지에 남아있는 대게의 풍미와 대게 내장의 짭조름함, 그리고 김가루 등의 부재료가 숟가락 위에 올라오면 입을 절로 벌리고 있을 것이다.

황장? 녹장? 먹장?💡
"앗, 이거는 색깔이 왜 달라요?", "상한 거 아니에요?" 대게 딱지에 담긴 내장의 색깔을 보고 흔히 나오는 질문들. 우선 후자에 대해 답하자면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게의 내장 색은 게가 먹은 먹이의 색에 좌우되는 것인데, 해초류를 많이 섭취한 게의 내장이 검은빛을 띠는 것이다.

다른 먹이를 섭취한 대게의 경우 내장이 황색과 녹색인데, 흑장보다는 녹장 게의 맛이 좋고, 황장 게는 달고 고소하기까지 하다. 그중에서도 황장 게는 구하기 어렵고, 보통 대게를 먹는다면 녹장 게를 접할 것이다.

회로 먹으면 더 맛있는 게다리회

게 요리에도 회가 있다. 물론 재료가 되는 대게의 살이 가득 올라야 하겠지만. 대게 살을 회로 먹는다면 특유의 감칠맛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익히지 않은 대게의 살을 다리에서 절반쯤 발라내어 차가운 물에 담궈두면 게살이 눈꽃처럼 피어나는 것도 볼 수 있어 먹는 즐거움 이전에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이 게다리 회를 준비된 육수에 적셔 먹으면 샤브샤브의 형태로 변신한다. 다리살만 회로 주문하고 몸통 부위는 찜으로 해먹는 형태도 가능하다.


Part 4, 영덕 대게 맛집

대게구이

지역의 명물인 만큼 영덕에서는 대게를 판매하는 집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대게거리, 또는 크랩밸리가 조성되어 있을 정도. 대게찜을 가장 맛있게 쪄내는 방식이 개발된 강구항을 중심으로 대게 맛집을 찾아보자. 대게찜 등의 가격은 보통 해당 시점의 시세에 다르다.

영동수산

지하에 위치해 찾아가다 얼핏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숨겨진 곳이 사실은 맛집이라는 것, 공공연한 비밀이다. 대게 이외에도 회를 취급해서, 부드러운 게살과 쫄깃한 회를 같이 먹기에 딱 좋다. 사장님이 혼자 운영하여 가게가 열리는 시점이 그때그때 다른 것은 유의할 점.

영동수산

  • 운영시간 평일 10:30-21:00, 주말 9:30-23:00
  • 주소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 강구대게길 22

영덕대게거리:사진제공(김지호)-한국관광공사

사계절대게직판장

실용성으로 따지자면, 널찍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인 곳이다. 물론 그게 다가 아니라, 주방장이 대게 요리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어 믿음직스럽다. 코스를 주문하면 치즈를 듬뿍 얹은 대게다리 구이 등도 맛볼 수 있다.

사계절대게직판장

  • 운영시간 09:00-22:00
  • 주소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256-61

대게 좋은 날

이름부터가 비범한 곳. 으레 그렇듯이 풀코스를 시키면 대게 뿐만이 아니라 각종 해산물 요리와 밑반찬이 풍성하다. 이곳만의 특징이라면, 가게의 전체인 4층 건물 중 일부는 숙소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대게 좋은 날

  • 운영시간 09:00 - 24:00
  • 주소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대게길 37

Part 5, 알고 먹으면 더 좋은 대게의 종류

대게 회

게 또한 종류가 여럿이고, 명칭이 헷갈리는 것도 있다. 하나 하나의 가격이 적지 않은 금액인 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헷갈릴 수 있는 명칭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박달대게

14-15년을 넘게 살아 마치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고 옹골차다고 붙은 이름 '박달대게'. 게살이 듬뿍 차 있는 이 박달대게만을 좇는 호사가들도 있을 정도이다. 박달대게는 그저 어림잡아 불리는 별칭이 아니다. 수협에서 정식으로 인정하고 관리하는 품종으로, 진짜로 살이 두툼하게 차 있는 박달대게에는 수협이 붙인 인증마크가 붙어 있으니 유심히 살피자.

울진대게

울진대게:사진제공(김지호)-한국관광공사

영덕 대게의 이름이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만, 그 인근에 위치한 울진에서는 대게가 울진의 명물이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울진에서 잡으면 울진 대게, 영덕에서 잡으면 영덕 대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울진군 후포리에는 영덕 크랩밸리 못지 않게 대게 식당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대게와 킹크랩의 차이
킹크랩

대게의 '대'는 클 대(大)가 아니라 대나무의 '대'로, 대게의 다리가 곧고 길게 뻗은 것이 대나무와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생김새만 봐도 둘은 다르다. 킹크랩은 대게보다 껍질이 훨씬 더 울퉁불퉁하고, 대게의 다리는 10개인 반면 킹크랩은 8개인 것도 차이점. 대게의 영어 명칭은 '스노우 크랩(Snow Crab)'으로 대게의 게살이 눈처럼 하얗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붉은대게

붉은대게라면

'붉은 대게'라고 불리는 홍게는 대게와 생김새가 엇비슷하지만 다른 종이다. 간혹 길거리에서 '대게'라는 간판을 달고 게찜을 판매하는 것도 실은 홍게인 경우가 많다. 살이 차 있는 정도나 풍미는 대게에 비해 부족하다. 그러나 홍게는 국물을 내기에 적합해서, 탕이나 라면에 넣으면 맛이 아주 그만이다.

야 너도? '너도대게'

너도밤나무 설화도 아니고, '너도대게'는 무엇일까? 위의 홍게와 대게 사이에서 나온 자연교잡종 '청게'의 다른 이름이 너도대게이다. 식품으로서의 품질은 대게와 홍게보다는 아래로 알려져 있다.


Outro

영덕대게거리:사진제공(김지호)-한국관광공사

영덕의 대게거리를 걷다보면 역시 ‘대게는 영덕’이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오래전부터 대게를 자랑으로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여기저기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좋은 식당에 들어가 강구항과 동해를 마주하고 먹음직스러운 대게를 주문하자. 이윽고 주문한 대게가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렇게 대게를 맛보고 있노라면 한 광고에서 배우 신구가 시청자들을 향해 내지른 일갈이 어렴풋이 뇌리에 떠오르며 미소가 지어진다 : “니들이 게 맛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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