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을 지나 찾아오는 봄을 환영하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한 듯하다. 봄의 전령인 봄꽃들을 맞이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새 계절을 준비한다. 일본에는 하나미(はなみ)라는, 벚꽃이 필 때쯤 축제를 열고 꽃나무 아래에서 벚꽃을 즐기는 풍습이 있다. 기다리고 있던 일본 여행에 환하게 핀 벚꽃과 하나미가 더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3월 중순에서 4월 초까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지역과 대표 명소를 소개한다.
오키나와의 벚꽃은 벌써 피었다고?
오키나와 벚꽃
일본 본섬에 비해 남쪽에 위치한 오키나와는 1월이면 벚꽃이 핀다. 올해는 나하시를 기준으로 1월 30일에 피기 시작했다. 오키나와의 벚꽃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짙은 분홍빛을 띠고 있다. 나하시의 요기 공원이나 북쪽의 나키진 성터가 벚꽃 명소로 유명하다.
🌸 2023 후쿠오카 벚꽃
- 개화 3월 18일
- 만개 3월 29일
마이즈루 공원
일본 본섬에서 가장 빨리 벚꽃이 피어나는 곳은 한국과 가까워 많은 여행자가 찾는 후쿠오카다. 대표 벚꽃 명소로는 마이즈루 공원이 있다. 옛 후쿠오카 성터를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변에 조성한 공원이다. 벚나무가 많이 식재되어 있어 봄이면 분홍빛으로 변신하는 곳이다. 낮에는 풍성한 벚꽃잎으로 환하고 밤에는 벚꽃을 비추는 조명으로 밝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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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시 미술관
후쿠오카시 미술관은 일본에서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살바도르 달리, 앤디 워홀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을 찾아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니시 공원
니시 공원 또한 후쿠오카의 대표 벚꽃 명소이다. 후쿠오카현에서 유일하게 일본 100대 벚꽃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1,300그루의 벚나무가 일제히 벚꽃을 피우는 모습이 장관이다. 오르막을 살짝 올라 전망대에 도착하면 하카타만의 풍경이 보인다. 봄꽃과 함께 바다의 풍경까지 즐길 수 있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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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타워
후쿠오카 타워는 234m로 일본에서 손꼽히는 높이를 자랑한다. 후쿠오카 시내와 바다를 한번에 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야경을 보러 방문한다.
🌸 2023 오사카 벚꽃
- 개화 3월 25일
- 만개 4월 2일
오사카성 벚꽃
벚꽃이 아니더라도 이미 유명한 오사카 최고의 명소, 오사카성. 일본 3대 성으로 꼽히는 오사카성은 벚꽃이 필 때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오사카성의 백미라 불리는 천수각은 건물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입장료 600엔을 내고 건물을 올라 전망대에 다다르면 펼쳐지는 성과 주변 경치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벚꽃과 어우러지는 경치를 보고 싶다면 꼭 올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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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텐가쿠
오사카의 상징 중 하나인 쓰텐가쿠는 1956년 세워진 건물이다. 전망대까지 올라가 오사카 전역을 둘러볼 수 있다. 2022년에는 22m 높이에서부터 시작되는 미끄럼틀, 타워 슬라이드도 설치되었다.
오사카 벚꽃 명소 케마 사쿠라노미야 공원
강을 따라 끝없이 늘어선 벚꽃의 향연을 보고 싶다면 케마 사쿠라노미야 공원이 제격이다. 오가와 강을 따라 약 4km의 벚꽃길이 있어 산책하며 벚꽃놀이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잘 어울리는 곳이다. 걷다가 힘들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잔디밭도 있고, 강을 따라 운항하는 수상버스를 탈 수 있어 편안한 벚꽃 여행 또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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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텐만구 신사
오사카 텐만구 신사는 케마 사쿠라노미야 공원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는 신사로, 조용한 신사를 둘러보고 싶다면 방문해보자.
🌸 2023 시즈오카 벚꽃
- 개화 3월 26일
- 만개 4월 4일
시즈오카 이와모토야마 공원 벚꽃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한 시간 반 정도면 도착하는 시즈오카현. 1월부터 벚꽃이 개화하기 시작해 3월이면 만개한다. 다른 지역과의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과 함께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지 시의 이와모토야마 공원에서는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 너머로 새하얀 눈이 쌓인 후지산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후지 시의 전경 또한 볼 수 있다.
시즈오카 벚꽃 명소
1600년대 지어진 오래된 성곽은 스러지고, 이제는 그 위로 벚꽃이 피어난다. 순푸 공원은 예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지은 순푸 성터에 들어선 공원이다. 지금은 산책이나 피크닉을 즐기기 좋게 잘 꾸며진 공원에 가깝지만, 드문드문 당시의 유적이 눈에 들어와 시간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순푸 공원 안쪽에는 일본의 정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모미지야마 정원도 있으니 여유가 된다면 함께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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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현청 전망대
순푸 공원에서 벚꽃을 가까이 봤다면, 이제 분홍 물결을 멀리서 볼 차례다. 시즈오카현청의 꼭대기 층에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후지산까지 볼 수 있다.
🌸 2023 도쿄 벚꽃
- 개화 3월 22일
- 만개 3월 30일
신주쿠 교엔 벚꽃
도쿄 최고의 꽃놀이 명소로 꼽히는 신주쿠 교엔. 영국식, 프랑스식, 일본식의 세 가지 테마로 꾸며진 정원으로, 신주쿠역 남동쪽 출구에서 도보 10분이면 도착한다. 500엔의 입장료가 있고 음주가 금지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들이 조용히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1,500 그루 정도 심어진 벚나무는 그 종류가 65종에 달한다. 덕분에 피어나는 시기가 각기 달라 오랫동안 벚꽃을 볼 수 있다.
같이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
신주쿠
도쿄를 대표하는 4대 번화가 중 한 곳인 만큼 많은 사람으로 언제나 복잡한 거리, 신주쿠. 쇼핑의 거리 히가시신주쿠와 오피스 타운 니시신주쿠 모두 매력 있는 여행지이다.
우에노공원 벚꽃놀이
복작복작한 벚꽃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우에노 공원으로 가자. 우에노 공원 입구부터 박물관, 동물관 앞까지 이어진 대로가 온통 벚꽃으로 뒤덮이고, 그 벚꽃을 즐기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찾아온다. 우에노 공원은 하루 종일 꽃놀이를 즐겨도 좋은 장소다. 벚꽃을 감상하다 가볍게 산책을 하고 싶다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인 우에노 동물원을 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밤에는 조명이 들어와 벚나무를 한껏 더 예쁘게 비춰준다. 꽃놀이와 봄의 흥취는 밤까지 이어진다.
같이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
도쿄 국립박물관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 국립박물관은 우에노 공원에서 금방 찾아갈 수 있다. 전시품 수만 해도 약 3,000개로 규모가 큰 편이다.
🌸 2023 삿포로 벚꽃
- 개화 4월 26일
- 만개 4월 30일
삿포로 마루야마 공원 벚꽃
일본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은 삿포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마루야마 공원으로, 평소 매우 고요한 공원이나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많은 사람의 발걸음을 이끈다. 벚꽃도 아름답지만 1921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시림 또한 흔히 볼 수 없는 장관이므로 놓치지 말자.
같이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
홋카이도 신궁
건물은 소박하지만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매력이 더 부가되는 홋카이도 신궁은 마루야마 공원 바로 옆에 있다. 마루야마 공원과 마찬가지로 벚꽃 명소이다.
삿포로 오도리 공원 벚꽃
오도리 공원은 삿포로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1.5km의 도심형 공원이다. 멀리 가지 않고 도심을 산책하면서 벚꽃을 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알맞은 곳이다. 삿포로의 봄이 시작되는 4월부터 온갖 꽃들이 식재되어 화려한 꽃밭을 볼 수 있다. 4월 하순부터는 구역별로 설치되어 있는 분수대도 가동한다. 멀찌감치 보이는 TV타워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 이색적인 벚꽃 사진이 탄생한다.
같이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
TV타워
높이 147.2m의 텔레비전 타워는 삿포로의 상징이다. 타워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어 삿포로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도쿄 벚꽃
벚꽃의 개화 여부는 자연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 갑자기 기온이 높아지거나 날씨가 화창해지면 빨리 피어버리기도 하고, 비라도 내리면 금방 져 버리는 것이 벚꽃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일본 벚꽃 개화・만개 현황에서 개화 시기를 확인하거나 SNS로 현지 상황을 살펴보자. 벚꽃과 함께하는 연분홍빛 여행을 완성할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