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만드는 자, 세계를 제패하다

도서관을 만드는 자,
세계를 제패하다
컬쳐

도서관을 만드는 자, 세계를 제패하다

도시와 책장에 담긴 이야기

쉿, 🤫

도서관 투어 여행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서관들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도서관이 대체 어떤 의미를 품고 있기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걸까? 정복 전쟁이 한창이던 그 옛날에는 도서관을 불태움으로써 경쟁국의 정체성을 말살시키기도 했다. 위협 요소가 없는 이곳을 없애려 했다는 건, 그만큼 도서관이 도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었다는 사실의 반증 아닐까. 도시의 자존심, 역사와 문화를 망라하며 고요히 잠들어 있는 공간. 도서관을 통해 도시는 무엇을 꿈꾸는가. 페이지를 넘기며 그 은밀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자.


Chapter 1. 최초의 도서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알렉산더 대왕 사후 BC 3세기경, 새 왕좌에 앉은 '프톨레마이오스 1세 소테르'는 고대에서 가장 뛰어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건립을 지시했다. 이후 문학과 역사, 법률, 수학, 과학에 이르는 방대한 지식이 담긴 파피루스가 이곳에 축적되었고 약 70만 권에 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 찬란한 지식과 학문의 중심지는 끊임없는 침략과 화재를 겪으며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도서관이 이토록 지속해서 정복의 대상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단순한 지식 저장소의 역할 그 너머에 이유가 있으리라.

💡 새로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기리는 동명의 건물이 2002년 이집트에 새롭게 개관하였다.

  • 운영시간 일-목 10:00-19:00, 금 14:00-19:00, 토 12:00-16:00
  • 입장료 성인 EGP 70, 대학생 & 시니어 EGP 10, 학생 EGP 10
  • 주소 Al Azaritah WA Ash Shatebi, Qism Bab Sharqi, Alexandria Governorate 21526

Chapter 2. 세 개의 책장

더블린 트리니티 롱 룸 도서관 🇮🇪

더블린 트리니티 도서관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켈트의 서'가 잠든 이 도서관은 1592년에 지어졌다. 기나긴 세월이 켜켜이 쌓인 서가는 온통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오랜 역사의 향기를 내뿜는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셰익스피어, 소크라테스, 뉴턴 등의 철학자 흉상이 전시된 인상적인 공간. 영화 '해리포터'의 촬영지로 유명한 The Old Library의 '롱 룸'은 세계에서 가장 큰 단칸 도서관이다. 긴 복도를 따라 진열된 수십만 권의 고서적에 둘러싸여 보고 싶다면 더블린 여행을 계획해보자.

트리니티 대학 도서관 Trinity College Library

  • 운영시간 올드 라이브러리 5-9월 월-토 8:30-17:00, 일 9:30-17:00, 10-4월 월-토 9:30-17:00, 일 12:00-16:30
  • 주소 College Green, Dublin 2, D02 VR66
  • 가는방법 피어스역에서 도보 15분 소요
  • 입장료 성인 €14
  • 이용방법 책장에는 접근이 불가하며 오로지 눈으로만 구경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 📖
'켈스의 서'는 서기 800년경 수도사들이 만들어 지금까지 전해지는 아일랜드의 국보이다. 라틴어 신약 복음서가 매 페이지마다 정교한 장식과 함께 340장의 양피지에 기록된 켈트 미술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통한다. 이 도서관의 컬렉션에는 아일랜드 독립 선언문과 아일랜드의 상징인 가장 오래된 브라이언 보루 왕의 하프까지 포함되어 있다. 켈스의 서, 아일랜드 독립선언문, 보루의 하프까지. 아일랜드의 보물들을 품은 이곳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다. 귀중한 아일랜드 역사의 산실이자 보석함이다.


뉴욕 공립 도서관 🇺🇸

뉴욕 공립 도서관

영화 '투모로우', '스파이더맨'에도 등장하는 뉴욕 공립도서관은 건축가 Carrere & Hastings가 보자르 양식을 적용해 1911년 문을 열었다. 인내와 용기를 상징하는 사자상이 입구를 지키는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은 3층의 '로즈룸'. 르네상스풍의 천장화와 책상이 늘어선 모습은 오픈 당시와 같은 고풍스러움을 유지하고 있다. 공적 기금과 기부로 운영되는 이곳에는 무려 5,000만 권의 도서와 자료가 보관되어 있으며 책장 길이를 합하면 120km에 달한다. 도시의 모든 게 담긴 뉴요커의 책상, 뉴욕 시민들이 애용하는 도서관에 방문해 뉴요커가 되어보자.

무료 투어
월-토 11시 14시, 일요일 14시에 선착순 25명을 대상으로 약 1시간 동안 가이드 투어가 진행된다. 투어 참가자는 기념품에서 물품을 구입하면 10% 할인 가능

뉴욕 공립 도서관

미국의 자존심 💪
미국은 18세기 말이 되어서야 독립한 신흥국이지만 엄청난 속도로 고도 성장했다. 그러나 국가적 번영과는 별개로 시민 의식과 문화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강대국의 자존심을 손에 움켜쥔 미국은 부와 권력을 은근하게 드러낼 고상한 상징물이 필요했다.

이에 19세기 초부터 도서관과 같은 건축물을 도시 곳곳에 지으며 국위를 끌어올리는 데에 열과 성을 다했다. 특히 뉴욕 공립 도서관은 태생부터 모든 방문자에게 개방된 곳이었으니, 미국이 추구하던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성공적인 공간이 아닐까. 도서관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보고 편지, 조지 워싱턴의 사임 연설, 존 콜트레인의 'Lover Man' 악보, 셰익스피어 첫 작품집, 갈릴레오의 노트 등을 소장하고 있다.

뉴욕 공립 도서관 New York Public Library

  • 운영시간 월,목,금,토 10:00-18:00, 화, 수 10:00-20:00
  • 주소 476 5th Ave, New York, NY 10018
  • 입장료 무료
  • 이용방법 출입 시, 아스터홀에서 가방을 검사하며 플래시 없이 내부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도서관 내 원하는 책을 사서에게 신청하면 직접 서가에서 꺼내준다.

도서관 밖에서는 휴식을, 브라이언트 파크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맨하튼의 대표 공원 중 하나인 '브라이언트 파크'가 뉴욕 공립 도서관 바로 붙어 있다. 날이 따뜻할 때면 시민들이 책이나 샌드위치를 들고나와 휴식을 취하곤 한다. 뉴요커처럼 짧은 휴식을 즐겨보자.


톈진 빈하이 도서관 🇨🇳

중국 톈진 도서관

베이징에서 시속 350km 고속 열차를 타고 떠나는 우주여행, 아니 도서관 탐방을 해보면 어떨까?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도서관이 2017년 중국 톈진에 문을 열었다. 톈진시가 네덜란드 건축사 MVRDV와 추진한 거대 도시 개발 프로젝트의 일부로, 미니멀한 건축미가 돋보이는 인테리어 덕분에 인생샷을 남기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 곳. 도서관 안에는 ‘빈하이의 눈’이라 불리는 거대한 ‘구체’가 있어 이 조형물을 중심으로 우주적인 공간이 펼쳐져 있다.

톈진 빈하이 도서관 Tianjin Binhai Library

  • 운영시간 화-일 10:00-22:00, 월 14:00-22:00
  • 주소 No.347 Xusheng Road, Binhai New Area, Tianjin 300457
  • 가는방법 베이징남역-탕구역에서 약 40분 소요
  • 입장료 무료
  • 이용방법 입장 시 가방을 검사하며 카메라 휴대 금지, 핸드폰은 반입 가능. 도서를 책장에서 골라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읽으면 된다.

비밀의 공간 🕯
이 도서관의 흥미로운 점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곳은 비밀을 품은 공간이다. 이용자들의 손이 닿지 않는 상단부에 책 대신 프린팅된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서라고는 하지만, 실물의 책이 아닌 사진으로 책장을 채워두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이곳을 도서관이라고 불러도 될까, 어쩐지 망설여진다. 이것은 어떤 징후일까.


Chapter 3. 책장을 뒤로하고

이미지출처: 다음 영화 장미의 이름

방대한 분야의 지식을 보존했던 기원전부터 이어져 온 아주 오래된 매개체.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는 도서관에서 금서를 읽다가 죽음에 이르는 사건이 펼쳐진다. 비밀스러운 정보로의 접근에 따른 잔혹한 대가를 치른 것이다. 도서관은 결국 권력의 상징인지도 모른다. 세계를 제패한 권력가는 드높은 권위를 박제하려는 도구로 도서관을 활용했다. 그들은 보유 장서의 수와 퀄리티를 업그레이드하고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 그 화려한 컬렉션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건물 외관에 더해진 위엄과 내부 장식의 호화로움이다.

도서관 여행

태초에 만들어진 도서관의 목적은 기록과 보존, 전파에 있었으나 이제 도서관은 그 기능을 넘어 다른 '무언가'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있는듯하다. 유형의 물질을 통해 전달되던 지식과 정보는 이제 보이지 않는 선, '랜선'을 통해 옮겨지고 저장된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를 흡수하며 몸집을 불리는 무형의 클라우드.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도서관을 표방한다고 보아도 무방할까. 거의 모든 지식으로의 접근이 가능해진 지금, 도서관은 다시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여행 키워드


함께 보면 좋은 도시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