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성,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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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을까?
플레이스

전주부성, 어디에 있을까?

사라진 성곽길 따라 전주 여행

전주의 과거로 흘러가다

풍남문

전주비빔밥과 전주 한옥마을은 너무나도 친숙하건만, '전주부성'은 어딘가 낯설다. '무슨 성일까? 전주의 부성인가?'하는 궁금증에 지도 앱을 켜보지만, 그런 이름의 성은 도통 나오질 않는다. 여행자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 채,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전주부성.

전주시의 옛 이름인 '전주부'라는 명칭과 함께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진 성으로, 오늘날에는 성안으로 향하는 네 개의 문 중 풍남문만이 유일하게 남아있다. 성의 형체는 찾아볼 수 없지만, 그 안을 가득 채웠던 활기는 여전한 전주부성을 떠올리며 그 옛날 또 다른 모습이었을 전주의 이곳저곳을 거닐어보자.


Part 1

사라진 성의 이야기

전주 전경

전주부성의 역사는 무려 고려말부터 시작된다. 오랜 시간 전주를 지켜오던 성은 정유재란으로 인해 모두 소실되었다가 영조 때가 되어서야 재건을 하면서 성의 규모를 키워 남문을 총 3층 높이까지 쌓기도 했다. '명견루'라고 불렀던 이 문은 성을 휩쓸었던 대화재로 인해 중건 30년 만에 사라졌고 이듬해 재건을 하면서 남문을 '풍남문', 서문을 '패서문'으로 개명하였다. 이어서 동문인 '완동문', 북문인 '공북문'까지 중건하며 그 위상을 뽐냈다. 또한, 당시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리하는 전라감영이 이곳에 있었고, 전주의 화려한 역사를 드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었다.

하지만 전주부성도 우리나라에 드리웠던 어둡고 참혹한 역사를 피하지 못했다. 바로, 일제강점기. 일본이 군수물자와 김제 평야의 쌀을 실어나르기 위해 신작로를 건설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풍남문만 남겨두고 모든 성곽과 문을 헐어버렸다. 오늘날 태조로와 경기전길, 전주 영화의 거리, 차이나 거리가 바로 성곽이 있던 곳으로, 성문이 있던 자리에는 빗돌만이 남아있는 전주의 또 다른 상징, 전주부성. 그 중요도가 매우 높았던 성은 현재 풍남문 안쪽의 현판에 쓰인 '호남제일성'이라는 글귀를 통해 그 규모와 역할을 짐작할 뿐이다.

오늘도 활기찬 장터, 남부시장 🛍

전주 남부시장

예로부터 토양이 기름지고 물자가 풍부했던 전주에는 성문 주변으로 시장이 열려 많은 이들이 오갔다. 특히 남문과 서문 근처의 시장이 규모가 컸는데, 이후 두 시장이 합쳐지면서 오늘날 풍남문 근처에서 한옥마을과 더불어 전주여행의 필수코스로 자리매김한 '남부시장'이 탄생하게 되었다. 한 때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이 줄어 주춤하기도 했지만, 조선 중기부터 이어져온 남부시장의 역사는 '청년몰'과 '야시장'으로 인해 다시 한 번 활기차게 빛나고 있다.

전주 남부시장

  • 운영시간 9:30-22:00, 점포별 상이
  •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1길 19-3

Part 2

전주부성, 그 안으로

풍남문

도심을 감싸는 성곽과 다른 3개의 문은 사라졌지만, 늠름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풍남문을 통해 전주부성 안으로 들어가 볼까? 시간이 흘러 옛 건물들은 모두 현대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어도 길게 뻗은 거리를 따라 붓과 한지, 방짜유기, 한복 등을 파는 아담한 가게들이 곳곳에 자리해 여전히 성안에는 포근함이 감돈다. 한옥에 일본식 가옥 구조가 더해진 카페 '행원', 커피를 마시며 고미술품과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수다작'을 지나면 복원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전라감영이 등장한다.

전주부성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전라감영은 전라도와 제주도를 다스리는 관찰사와 관리들이 있던 곳으로, 현재의 도청과 비슷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또한, 이곳에서는 각종 공방과 출판사가 운영되어 전주의 문화를 담당하기도 했다.

동학농민운동

갑오개혁으로 인해 지방행정체계가 개편된 이후에는 동학 동민운동을 주도했던 전봉준의 대도소, 일제의 청사 등으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중 폭발로 인해 주요 시설들이 사라졌다. 다행히 공사 대리로 있던 미국인 포크 중위가 지방 순회 도중 전라감영에 방문해 찍은 사진이 발견되어 복원에 사용되었으며, 전라감영이 소실된 이후 지어진 현대식 도청 건물을 옮기고 본래의 자리와 원형을 되찾았다.

70년 만에 재개장, 전라감영 👀
본래 40여 채의 건물이 있던 전라감영은 1951년 무기고 폭발과 근대화 작업으로 인해 선화당을 비롯한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그리고 70년의 세월이 흘러 2020년 10월 전라감영 동편의 복원을 마치고 여행자들에게 그 모습을 보일 준비를 끝냈다고 하니, 역사 속에서 되살아난 감영의 모습을 만나러 전주로 떠나보자.

예술이 머무는 한옥카페, 행원 ☕️
1928년 전주의 마지막 기생 남전 허산옥에 의해 문을 연 행원은 당시에는 카페가 아닌 술과 음식을 파는 요정이었다. 전주 최고의 요정이었던 이곳에는 고위 공직자들은 물론, 당대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 드나들었으며, 이후 전쟁이 발발했을 때에도 남전은 예술가 후원을 멈추지 않아 행원은 언제나 예술가들이 북적거렸다. 성준숙 명창이 행원의 새 주인이 되고 요정문화가 사라지면서, 이곳은 국악의 소리와 향긋한 커피와 차 향이 풍기는 현재 모습을 갖게 되었다.

카페 행원

  • 운영시간 10:00-22:00
  •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12

Part 3

전주객사, 왕의 뿌리를 찾아서

이성계 어진

전라감영을 지나 전주부성의 중앙에 도착하면 전주객사가 나타난다. 전라감영이 성 내에 운영을 담당하는 핵심적인 부분이었다면, 전주객사는 '전주'라는 도시가 지닌 명예와 자부심이 드러나는 곳이다. 고려 시대 사신의 숙소나 연회장소로 사용되었던 객사는 조선 시대에 들어 멀리 지방에서 대궐과 임금을 향해 절을 올리며 예를 갖추던 망궐례가 행해지는 곳으로 그 역할이 확대되었다. 본래의 의미만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충분해 보이는 객사이지만, 전주객사는 조금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니 잠시 걸음을 멈춰 서서 이곳이 품고 있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경기전

그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은 생각보다 찾기 쉬운 곳에 숨어있다. 오히려 '나를 좀 보시오.'라고 외치기라도 하듯이 전주객사의 정면에서 여행자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고 있으니, 숨어있다기보다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글자의 압도적인 크기가 인상적인 편액이다. '풍패지관'이라 읽는 이 편액은 전주가 조선 왕조의 발원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한나라를 건국한 고조 유방의 고향인 '풍패'와 비유해 왕의 뿌리가 전주에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거침없이 쓰인 '풍패지관'이라는 네 글자에서 전주이씨인 이성계의 본관이 이곳임을 드러내는 전주의 자부심을 느껴보면 어떨까?

조선 왕조의 고향, 전주 👀
전주부성 여행을 시작했던 풍남문과 지금은 사라진 패서문에서 전주가 조선 왕조의 고향임을 나타내는 표시를 찾을 수 있다. 두 성문의 맨 앞글자는 '풍패'에서 한 자씩 따온 것으로 각각 조선의 풍패인 전주의 남문과 서문을 뜻한다. 또한, 조선 초기 태조의 출생지인 영흥 등과 더불어 총 6곳에 태조의 어진을 봉안하였는데, 그중 전주를 포함하여 이곳이 조선 왕실의 발원지임을 분명히 하였다고 전해진다.

경기전

  • 운영시간 3-10월 9:00-19:00, 11-2월 9:00-18:00
  •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 입장료 25세 이상 성인 3,000원, 24세 이하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Part 4

옛길따라 전주 여행

전주 전동성당

안과 밖을 나눴던 성곽이 사라진 자리에는 거리가 들어서 자유롭게 전주를 거니는 여행자와 시민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그 길을 따라 여행을 이어가다 보면 예상 밖의 장소에서 전주부성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전동성당이다. 성당이 축조될 무렵, 풍남문의 성곽이 헐렸고 여기서 나온 돌은 주춧돌로, 흙은 벽돌의 재료가 되어 성당의 일부분이 되었다. 또한, 전라감영 옆에 자리한 전주 완산경찰서의 벽면에는 18세기 전주 지도가 벽화로 그려져 있어 그림으로 나마 전주부성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보물찾기하듯 전주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전주부성, 두 발로 옛길을 누비며 맛있는 전주의 멋있는 역사 속 모습을 찾아보면 어떨까?


현재로 돌아오며

어렴풋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성을 따라 걷는 전주부성 옛길 여행. 오랜 역사가 묻어있는 유적은 없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오늘날의 전주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여행의 또 다른 묘미가 된다. 전주부성의 옛길을 따라 푸짐한 전라도 밥상을 맛볼 수 있는 전주 여행에 전통문화와 역사를 한 스푼 더해보자.


여행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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