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도시 여행
다양한 풍경을 가지고 있는 나라, 일본. 현대사회 그 자체를 상징하는 듯한 대도시 도쿄부터,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오사카, 포근한 설경이 아름다운 삿포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 휴양지 분위기 물씬 풍기는 오키나와 등 원하는 여행지의 모습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조금 더 감성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대표 여행지 근교의 소도시로 떠나보자. 어디선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배경음악이 들리는 듯한 풍경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가마쿠라 에노덴
가마쿠라 여행은 에노덴과 함께 시작하고 함께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노시마 전철, 줄여서 에노덴은 가마쿠라역에서부터 후지사와역까지 15개의 역에 멈추는 전차다. 가마쿠라역에 도착한 후 연둣빛의 작은 전동차로 갈아타는 순간, 진짜 가마쿠라 여행이 시작된다. 어느 역에서 내려도 한적한 소도시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가마쿠라 대불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역은 '하세역', '고쿠라쿠지역', '가마쿠라고코마에역'이다. 하세역에서 하차한 후 10분 정도 걸으면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13m 불상, 가마쿠라 대불을 만날 수 있다. 고쿠라쿠지역은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또, 가마쿠라고코마에역에 내리면 만화 '슬램덩크'의 한 장면인 바다가 보이는 건널목에 직접 서 볼 수 있다.
도쿄에서 가마쿠라로
근교의 근교, 에노시마 🗻
에노시마
아침 일찍 출발한 여행자라면 후지사와의 에노시마까지 가보자. 에노덴을 타고 조금 더 들어가 에노시마역에 내리면, 약 20분 정도 걸어 에노시마에 들어갈 수 있다. 날씨 운이 좋다면 전망대에서 선명한 후지산이 보인다.
오카야마 성
미토의 가이라쿠엔, 가나자와의 겐로쿠엔과 함께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고라쿠엔을 품은 도시, 오카야마. 오카야마 성과 마주하고 있는 고라쿠엔은 도쿄돔의 3.5배 넓이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탁 트인 잔디밭이 주는 개방감이 일품인 일본식 정원이다. 산책과 조경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정원 한가운데의 '사와노이케'라는 넓은 연못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식물들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
오카야마 과일 파르페
또한 오카야마는 복숭아를 갈랐더니 어린아이가 튀어나왔다는 일본의 유명한 설화, 모모타로 이야기의 배경이기도 하다. 오카야마 역 앞에 내리면 만날 수 있는 동상이 바로 모모타로다. 이 이야기의 영향을 받아 오카야마에는 복숭아와 관련된 디저트와 굿즈 등이 많다. 실제로 오카야마는 다른 도시에 비해 날씨가 맑은 편이라 당도 높은 과일이 생산된다고 한다. 신선한 과일로 파르페를 만들어 파는 카페들이 많은데, 오카야마 파르페 지도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오사카에서 오카야마로
근교의 근교, 구라시키 미관지구 🌿
구라사키 미관지구
오카야마에서 JR로 20분 정도 이동하면 구라시키역이 있다. 구라시키역에서 800m, 도보 12분 정도 거리에 있는 구라시키 미관지구는 에도 시대부터 물자를 날랐던 운하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으며, 뱃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고풍스러운 검은색 기와지붕 사이로 난 골목을 산책해보자.
아사히키와 전경
아사히카와는 훗카이도의 내륙 분지에 위치해 일본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유명하다. 영하 41도를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있다 보니 아라시야마 전망대에 올라가면 눈 덮인 산의 비호를 받는 듯한 도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이름난 사케를 생산하는 양조장이 몇 곳 있어 양조장 투어도 가능하다. 가장 유명한 양조장은 오토코야마 양조장이다. 마지막으로 시오라멘이 유명하므로 라멘 마을에 가서 한 그릇 꼭 먹고 돌아오도록 하자.
아사히야마 동물원
아사히카와에는 일본 최북단의 동물원이자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있다. 각 동물들이 야생에서 갖고 있던 습성을 최대한 반영해 설계한 '행동전시'가 알려져 있다. 자연 상태에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가장 인기있는 동물은 북극곰과 랫서팬더, 펭귄이라고 한다. 한겨울에는 눈이 가득 쌓여, 우리 밖으로 산책하는 펭귄들도 볼 수 있다.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로
근교의 근교, 비에이 ❄️
아오이이케
아사히카와에서 비에이까지는 후라노선을 타고 약 4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아사히카와보다 훨씬 더 규모가 작은 마을 비에이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지만 비에이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42-美瑛白金線 버스를 한 번 더 타면 아오이이케에 도착할 수 있다. 에메랄드 빛 물색과 그 속에 잠긴 자작나무 숲의 풍경이 장관이다.
우레시노 온천
후쿠오카 근교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은 유후인이지만, 소도시에서의 한적한 온천욕을 생각한다면 사가현의 우레시노도 좋은 선택이다. 우레시노는 1,300년의 유서깊은 온천마을이다. 우레시노의 온천수에는 탄산나트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매끌매끌한 느낌이 든다. 그 덕분에 일본 3대 미인 온천으로 알려져 있다.
토도로키 폭포
우레시노에는 우레시노 강을 따라 40개 넘는 온천 시설이 밀집해 있다. 료칸에서의 1박 2일도 좋지만 '히가에리 온센'이라고 해서 한국에서 목욕탕을 이용하듯 1회 입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료칸에 따라 이용 시간이 정해져 있고, 야외 노천탕을 이용하지 못하는 등 투숙객과는 이용 범위가 다를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후쿠오카에서 우레시노로
근교의 근교, 다케오 온천 ♨️
다케오 온천
열차를 갈아타는 것이 불편하다면 다케오로 행선지를 정하는 것도 좋다. 다케오의 온천은 우레시노 온천과는 성분이 다른 알칼리성 온천수다. 온천 외에도 돌아볼 만한 몇몇 여행 포인트가 있다.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의 롤모델이라는 다케오 시립 도서관과 다케오 신사의 거대한 녹나무까지 보고 오도록 하자.
자미미 섬 후루자마미 비치
휴양지 그 자체인 오키나와지만, 더 푹 쉬고 싶다면 케라마 제도의 자마미 섬을 찾아가 보자. 케라마 제도는 나하에서 40km 떨어진 해상의 섬들로 구성된 군도로, 오키나와 본섬보다 훨씬 아름다운 바다 색깔과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케라마 제도의 바다색을 '케라마 블루'라고 부를 정도다. 다이빙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바다 속이 깨끗하고 아름우며 다양한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다.
아마 비치 거북이
자마미 섬을 당일치기로 들르는 여행자들은 주로 자마미 항 근처에서 머물게 된다. 항구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15분 걸어가면 바다 거북이를 볼 수 있는 아마 비치가, 왼쪽으로 15분 걸어가면 깊고 아름다운 바다에 열대어들이 잔뜩 헤엄치는 후루자마미 비치가 있다. 매년 겨울이면 새끼를 낳으러 혹등고래들이 찾아오는데, 자마미 섬에서는 그 시기에 맞춰 자유롭게 헤엄치는 혹등고래를 만날 수 있는 투어를 운영한다.
나하에서 자마미로
또 다른 근교, 이시가키 섬 🏝
이시가키 카비라 만
시간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나하 공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아에야마 제도를 추천한다. 아에야마 제도는 케라마 제도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다채롭기 때문에 당일치기로는 그 매력을 전부 느낄 수가 없다. 이시가키 섬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 뒤, 배표를 끊어 다케토미 섬, 이리오모테 섬, 쿠로시마 섬 등 근처의 섬들을 차근차근 둘러보자. 일주일의 시간도 모자라다고 느낄 것이다.